2026.09.30
9월 8일 메타가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Muse)'를 출시했습니다. 열흘 만에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1위에 올랐고, ChatGPT를 앞질렀습니다. 그런데 이 앱이 시장에 남긴 흔적은 다운로드 순위가 아니었습니다. 출시 이후 부킹홀딩스는 시가총액 290억 달러, 에어비앤비는 190억 달러가 사라졌습니다. 메타가 여행업에 진출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핵심 차이는 '답하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입니다. 뮤즈는 사용자의 이메일, 캘린더, 결제 수단, 건강·피트니스 앱, 스마트홈, 쇼핑, 음악 등에 연결됩니다. 메타 클라우드의 전용 가상머신에서 돌아가며, 사용자가 볼 수 있는 내장 브라우저를 통해 직접 웹사이트를 열고 양식을 채우고 결제까지 완료합니다. 연결된 서비스가 없으면 공개 API로 직접 연결을 만들고, 그마저 없으면 브라우저로 접근합니다.
기반 모델은 메타가 에이전트 작업용으로 만든 멀티모달 모델 '뮤즈 스파크(Muse Spark)'이고, 알렉산드르 왕 최고AI책임자 체제에서 개발됐습니다. 9월 23일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는 맥(Mac)에서 데스크톱 앱을 직접 조작하는 기능과 AI 안경 연동 계획도 공개됐습니다.
| 종목 | 9/23 하루 | 출시 이후 누적 | 시총 감소 |
|---|---|---|---|
| Booking Holdings | -5.07% | -19.3% | 290억 달러 |
| Airbnb | -7.56% | -17.8% | 190억 달러 |
| TripAdvisor | — | -13.8% | 약 2억 달러 |
| Expedia | -7.72% | -13.1% | 50억 달러 |
9월 23일 하루만 놓고 보면 경기소비재 섹터 전체는 1.5% 하락에 그쳤는데, 여행 예약주에만 매도가 집중됐습니다. 시장이 본 것은 단순한 경쟁사 등장이 아니라 수익 구조 자체에 대한 위협입니다. 익스피디아는 여행객이 익스피디아에 '와서' 검색하고 예약할 때 돈을 법니다. 에이전트가 그 검색과 예약을 다른 곳에서 해버리면, 방문 자체가 사라집니다.
📌 아이러니한 장면 — 합류를 발표했는데 더 떨어졌다
9월 22일 익스피디아는 뮤즈에 합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주가는 7.72% 하락해, 같은 날 부킹홀딩스(-5.07%)보다 더 크게 떨어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익스피디아는 '기록상 판매자'로 남지만 여행객은 뮤즈 안에서 모든 것을 끝냅니다. 즉 거래는 성사되지만 고객 접점은 메타가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파트너가 되는 것이 반드시 해법은 아니라는 점을 시장이 그날 바로 가격에 반영한 셈입니다.
같은 기간 하락한 종목을 보면 이 흐름이 여행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집니다. 에버쿼트, 렌딩트리, 카구루스, 카스닷컴, 인스타카트처럼 리드 생성과 마켓플레이스를 사업 모델로 삼는 기업들이 함께 밀렸습니다.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쇼핑객이 광고와 수수료가 부과되는 '사이트에 도착하는 것'을 전제로 수익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익스피디아와 부킹을 통신·보험·스트리밍 종목과 함께 '소비자 관성(consumer inertia)' 바스켓으로 묶었습니다. 에이전트가 갈아타기를 쉽게 만들면 위험해지는 기업들이라는 뜻입니다.
메타 매출은 거의 전부가 디지털 광고에서 나옵니다. 이번 움직임은 그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9월 29일 메타는 뮤즈를 소상공인용으로 확장하면서 쇼피파이, 드롭박스, 슬랙, 아사나, 캔바, 피그마, 인튜이트 퀵북스, 클라비요, 노션, 스트라이프, 줌 등과의 연동을 발표했습니다. 사업자가 이미 쓰고 있는 소프트웨어에 에이전트를 꽂아 넣어, 회사 운영 전체의 맥락을 아는 도구로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하루 전인 9월 28일에는 엔터프라이즈 플랫폼 출범을 알리며 몽고DB CEO였던 CJ 데사이를 영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기반은 이미 깔려 있습니다. 메타에 따르면 100만 개 이상의 사업체가 왓츠앱과 메신저에서 비즈니스 에이전트를 쓰고 있고, 왓츠앱·메신저·인스타그램에서 사업체와 오가는 활성 대화는 하루 10억 건이 넘습니다. 메타 주가는 9월 한 달 동안 25% 올랐습니다.
에이전트가 일을 대신 해주려면, 상대 서비스가 에이전트의 접근을 허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마존은 고객을 대신해 구매하는 제3자 애플리케이션이 공개적으로 작동하고 서비스 제공자의 참여 여부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레시도 승인되지 않은 제3자 봇이나 에이전트의 접근을 현재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즉 에이전트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방의 허락에 달려 있습니다. 작업이 주로 에이전트 앱 안에서 처리되면 웹 트래픽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서비스 제공자들이 문을 열어주기 주저하는 이유입니다.
뮤즈는 이메일, 캘린더, 결제, 건강 정보에 접근을 요구합니다. 메타가 개인 데이터로 오랜 논란을 겪어온 회사라는 점에서, 이번 시도는 사람들이 여전히 메타에 데이터를 맡길 의향이 있는지를 시험하는 성격이 있습니다. 메타는 읽기 권한과 쓰기 권한을 구분할 수 있게 했고, 특정 작업·서비스·거래·기간으로 권한 범위를 좁힐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위험이 추상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메타 소속 연구자 서머 유가 다른 회사의 에이전트에 이메일 접근 권한을 준 뒤 맥의 파일이 삭제된 경험을 공개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권한을 넓게 주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번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구분은 '기술이 가능한가'와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인가'입니다. 한 분석은 익스피디아 매출의 5~10%가 영향받는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이는 결과가 아니라 가정입니다. 실제로 확인되려면 여행객이 익스피디아가 아니라 에이전트 안에서 여정을 끝내는 일이 벌어져야 합니다. 하락 폭이 컸던 네 여행 기업의 시총 감소를 합쳐도 약 530억 달러인데, 이들의 남은 시가총액은 2,410억 달러입니다. 재평가는 시작됐지만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은 같은 '중개업'으로 묶인 기업들의 사정이 제각각이라는 점입니다. 에어비앤비는 다른 곳에서 예약할 수 없는 독점 리스팅을 갖고 있어, 순수 아게리게이터보다 재평가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반면 부킹홀딩스와 익스피디아는 호텔·항공·렌털·패키지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집계 포트폴리오를 운영해 더 노출되어 있다고 평가됩니다. 하나의 테마로 묶였다고 해서 위험의 크기가 같지는 않습니다.
여행주 하락은 이 이야기의 표면입니다. 그 아래에는 30년간 인터넷을 굴려온 구조 자체에 대한 질문이 있습니다. 웹의 사업 모델은 단순했습니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콘텐츠를 만들고, 그 시선을 광고주에게 파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웹사이트에 오지 않고 에이전트가 대신 다녀온다면, 이 모델은 어디에 기대야 할까요.
이건 가설이 아니라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6년 6월 3일 클라우드플레어 CEO 매튜 프린스가 공개한 레이더 데이터에 따르면, 자동화된 요청이 처음으로 사람을 넘어섰습니다. HTML 웹 트래픽의 57.5%가 봇이고 사람은 42.5%입니다. 클라우드플레어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1년 빨랐습니다.
📌 '크롤 대 리퍼럴' — 가져가는 양과 돌려주는 양의 비율
이 지표가 변화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검색 크롤러는 페이지를 가져가는 대신 방문자를 돌려보냈습니다. 구글 전통 검색의 비율은 약 4.9대 1, 즉 5페이지를 읽고 1명을 보내주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AI 크롤러는 다릅니다. 클라우드플레어 레이더 기준 퍼플렉시티는 약 118대 1, 오픈AI는 887대 1, 앤트로픽은 5만대 1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측정 창과 방법에 따라 수치는 크게 달라지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이유는 용도에 있습니다. 2026년 6월 기준 크롤러 요청의 52%가 AI 학습용이고, 인용과 링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검색 목적 크롤링은 10%에 못 미칩니다. 학습용 크롤러는 방문자를 거의 돌려보내지 않습니다.
언론사들 사이에서는 검색에서 오는 유입이 사실상 0에 수렴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구글 제로'라는 말이 쓰입니다. 구글 AI 개요가 뉴스 트래픽을 26% 줄였다는 분석이 있고, 크리에이터 5,700곳을 대표하는 랩티브는 사이트들이 AI 개요 때문에 트래픽의 4분의 1을 잃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개별 사례는 더 극단적입니다. 여행 블로그 더플래닛디는 AI 개요 도입 직후인 2024년에 트래픽 절반을 잃었고, 복스미디어는 검색 트래픽 붕괴를 이유로 2026년 5월 사업 일부를 매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더버지 편집장 닐레이 파텔은 뉴욕타임스에 언론사 입장에서 구글 제로는 이미 도착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 반론도 있다 — 구글의 입장과 엇갈리는 데이터
구글은 이 서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검색 책임자 리즈 리드는 2025년 8월 클릭 수가 수십억 건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감소를 주장하는 보고서들은 결함 있는 방법론에 기대고 있다는 취지로 썼습니다. 구글의 또 다른 반론은 AI 개요가 뉴스 검색어에는 상대적으로 드물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다만 시어인터랙티브는 AI 개요가 없는 검색어조차 전년 대비 자연 클릭률이 41% 감소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수치 자체가 엇갈린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봇 비중을 57.5%로 봤지만, 같은 회사의 다른 집계에서는 35.2%로 나타나기도 했고, 임퍼바는 2025년 기준 53%로 추산했습니다. 측정 대상과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표현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넷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트래픽은 늘고 있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누가 그 트래픽을 만드느냐입니다. 사람이 브라우저를 열고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행위가 줄어들 뿐, 웹페이지는 계속 존재하고 오히려 더 많이 읽힙니다. 다만 읽는 주체가 사람에서 기계로 바뀝니다. 문제는 광고가 기계에게는 팔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30년간 작동해온 거래, 즉 '콘텐츠를 무료로 공개하는 대신 방문자와 광고 수익을 얻는다'는 암묵적 계약이 한쪽에서만 깨진 셈입니다.
이미 여러 갈래의 움직임이 진행 중입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2025년 초 '페이 퍼 크롤'을 내놓아, AI가 콘텐츠에 접근할 때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를 인프라 차원에서 처음 만들었습니다. 또한 출판사들이 어떤 LLM이 자사 콘텐츠에 접근했는지, 어떤 URL이 가장 많이 요청됐는지, 크롤 대 리퍼럴 비율이 얼마인지를 볼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보 비대칭이 줄면서 협상력이 생긴 셈인데, 2023년 이후 50건 넘는 출판사·AI 기업 간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규제도 움직입니다. 영국 경쟁시장청은 2026년 6월 3일 구글에 AI 답변 안에서 출판사 콘텐츠를 명확한 링크와 함께 표기하고, 출판사가 자사 콘텐츠를 구글 검색의 AI 기능에서 완전히 제외할 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소송도 있습니다. 롤링스톤·버라이어티 등을 발행하는 펜스키미디어는 2025년 구글을 제소했습니다.
이 흐름을 투자 관점에서 보면 세 가지 축으로 정리됩니다. 첫째, 트래픽에 기대는 사업은 구조적 압력을 받습니다. 광고 기반 미디어, 리드 생성, 가격 비교, 마켓플레이스가 여기 해당합니다. 둘째, 반대로 에이전트가 우회할 수 없는 것을 가진 쪽은 협상력이 커집니다. 독점 콘텐츠, 독점 재고, 실제 물류나 공급망을 쥔 기업입니다. 앞서 에어비앤비가 독점 리스팅 때문에 순수 아게리게이터보다 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같은 논리입니다. 셋째, 새로운 계층이 생깁니다. 크롤 과금, 봇 식별, 라이선스 중개처럼 사람과 기계 사이를 정리하는 인프라 사업입니다.
다만 시간 축을 혼동하면 안 됩니다. 언론사의 검색 트래픽 붕괴는 이미 수년에 걸쳐 진행된 일이고, 에이전트가 상거래를 대신하는 것은 이제 막 시작된 일입니다. 주가는 종종 후자를 전자의 속도로 반영하려 합니다. 앞서 본 여행주 하락도 실제 예약 감소가 확인되기 전에 일어났습니다. 구조적 변화의 방향이 맞다는 것과 그 변화가 올해 실적에 나타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첫째, 여행 기업들의 다음 예약 실적입니다. 주가는 이미 움직였지만 실제 예약 건수가 줄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아마존과 레시처럼 문을 닫은 서비스들의 입장이 바뀌는지입니다. 셋째, 뮤즈의 사용자 유지율입니다. 앱스토어 1위는 다운로드 숫자이지 지속 사용의 증거가 아닙니다. 넷째, 경쟁사들의 대응입니다. 오픈AI, 구글, 애플, 아마존 모두 수년간 에이전트를 준비해 왔고, 메타 발표 당일 오픈AI는 개발자 행사를 열고 있었습니다. 이 경쟁이 한 회사의 독주로 끝날지 여러 에이전트가 공존하는 구도로 갈지는 아직 열려 있습니다.
💡 AI 설비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논쟁은 '빅테크 4곳이 올해 쓰는 돈'에서, AI 관련 ETF의 구성 차이는 '이름은 다 AI ETF인데'에서 다뤘습니다. 특정 섹터가 시장 대비 강한 흐름인지 직접 확인하려면 섹터 상대강도 분석기를 활용해 보세요.
⚠️ 본 글은 2026년 9월 중 공개된 메타의 발표와 테크크런치·CNBC·악시오스·CNN 등의 보도, 클라우드플레어 레이더와 블로그, 그리고 각종 트래픽 분석 자료를 정리한 것입니다. 주가 등락률과 시가총액 변동은 보도 시점 기준으로 이후 달라졌을 수 있고, 매출 영향 수치는 애널리스트의 시나리오 가정이지 확정된 결과가 아닙니다. 봇 트래픽 비중과 크롤 대 리퍼럴 비율은 측정 기관·기간·대상에 따라 편차가 크므로 단일 수치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