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8
10월 15일 지수 제공사 MSCI가 '비영업회사'를 글로벌 지수에서 제외하는 기준을 확정했습니다. 어느 기업이 빠지는지는 11월 11일에 공개되고, 변경은 11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이뤄져 12월 1일 자로 효력이 생깁니다. 현재 삭제 후보 명단에는 비트코인을 848,517개 보유한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올라 있습니다. 전 세계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4%를 들고 있는 상장사입니다.
📘 먼저 — MSCI 지수가 무엇인가
MSCI는 주가지수를 만들어 파는 회사입니다. 주식을 사고팔지도, 펀드를 운용하지도 않습니다. '세계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종목 묶음은 이것'이라는 명단을 만들어 발표하는 것이 사업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전 세계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을 한데 담은 MSCI ACWI이고, 중소형주까지 넓힌 것이 ACWI IMI입니다. MSCI가 운영하는 지수는 24만 개가 넘습니다.
이 명단이 왜 힘을 갖는가. 인덱스 펀드와 ETF가 그 명단을 그대로 복제하기 때문입니다. 'MSCI ACWI를 추종한다'고 적힌 ETF는 MSCI가 정한 종목을, MSCI가 정한 비중만큼 담아야 합니다. 운용역의 판단이 들어갈 여지가 없습니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ETF 자산만 1.78조 달러 규모이고(2025년 1분기 기준), 뮤추얼펀드와 연기금까지 더하면 훨씬 커집니다.
그래서 지수에서 빠진다는 것은 단순한 명예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종목을 들고 있던 모든 인덱스 펀드가 '팔고 싶어서'가 아니라 '규칙상 들고 있을 수 없어서' 매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주가가 싸든 비싸든, 회사 전망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처분됩니다. 이것을 강제 매도(forced selling)라고 부릅니다.
MSCI가 겨냥한 것은 '회사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실질은 펀드인 기업'입니다. 펀드나 투자회사는 원래부터 주식 지수에 넣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업회사로 등록해 놓고 자산 대부분을 특정 자산에 담아두면 지수에 들어올 수 있었고, 그 틈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판정은 두 단계입니다.
1단계는 간단합니다. 영업자산이 총자산의 50%를 넘으면 그대로 통과입니다. 실제로 사업을 하는 회사는 여기서 걸러질 일이 없습니다. 50%에 못 미치는 기업만 2단계로 넘어가 아래 다섯 가지 비율을 봅니다. 이 중 네 개 이상에서 걸리면 지수 편입 자격을 잃습니다.
| 항목 | 통과 기준 | 무엇을 보는 것인가 |
|---|---|---|
| 영업자산 비중 | 총자산의 20% 초과 | 사업에 쓰는 자산이 있기는 한가 |
| 영업비용 비중 | 총자산의 5% 초과 | 사업을 돌리는 데 돈을 쓰고 있는가 |
| 영업현금흐름 | 양수(+) | 본업에서 현금이 들어오는가 |
| 공정가치 변동 | 총자산의 5% 미만 | 손익이 보유 자산 시세에 좌우되는가 |
| 자본 의존도 | 20% 미만 | 외부에서 돈을 끌어와야 돌아가는 구조인가 |
보도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이 다섯 가지에 모두 걸립니다.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 주식과 전환사채를 계속 발행해 왔고,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나오는 현금은 보유 자산 규모에 비하면 미미하며, 분기 손익은 비트코인 시세에 따라 조 단위로 움직입니다. MSCI 기준으로 보면 '사업회사의 형태를 한 비트코인 펀드'에 정확히 들어맞는 셈입니다.
MSCI가 9월 30일 재무 데이터로 추린 현재 삭제 후보는 다섯 곳입니다. 스트래티지, 비트코인 4만 3천 개를 보유한 일본의 메타플래닛, 우라늄에 투자하는 옐로케이크, 아이슬란드의 스켈 피야르페스팅가펠라그, 그리고 유펙시입니다. 암호화폐 기업만 겨냥한 규칙이 아니라는 점은 우라늄 투자회사가 함께 올라 있다는 데서 드러납니다.
당장 삭제는 아니지만 지켜보는 명단(워치리스트)에는 17개사가 올라 있습니다. 이더리움을 쌓아온 샤프링크, 수이·톤·솔라나 관련 보유 기업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비트코인에서 시작된 '기업이 암호화폐를 금고에 쌓는' 모델이 다른 코인으로 번졌고, 그 전부가 같은 잣대 앞에 서 있다는 뜻입니다.
| 항목 | 수치 |
|---|---|
| 보유 비트코인 | 848,517개 — 전체 공급량 2,100만 개의 약 4.04% |
| 평균 매입단가 | 개당 75,446달러 (총 취득원가 약 640억 달러) |
| 보유분 평가액 | 약 680억 달러 (비트코인 8만 달러 부근 기준) |
| 시가총액 | 약 620~640억 달러 (10월 하순 기준) |
| 부채·우선주 | 선순위 청구권 약 201억 달러 (전환사채 67억 달러 포함) |
⚠️ 여기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평균 매입단가 75,446달러입니다. 비트코인이 8만 달러 부근이니 평가이익이 6% 남짓밖에 안 됩니다. 비트코인이 여기서 6% 더 빠지면 848,517개 전체가 원가 밑으로 내려갑니다. 지수 제외라는 사건이 하필 이 지점에서 겹쳤다는 점이 이번 사안의 무게를 결정합니다.
첫째, 직접적인 강제 매도입니다. MSCI 지수에서만 빠질 경우 인덱스 펀드가 처분해야 할 물량은 18억~2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됩니다. JP모건은 지난해 11월 이전 버전의 제안을 놓고 MSCI 제외만으로 28억 달러, 다른 지수 제공사까지 따라갈 경우 88억 달러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추정 기관과 기준 시점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공통된 지적은 패시브 자금이 이 종목 지분의 상당 부분을 쥐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자금 조달 경로가 좁아집니다. 이 회사의 사업 모델은 단순합니다. 주가가 보유 비트코인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될 때 주식을 찍어 팔고, 그 돈으로 비트코인을 더 사서 주당 비트코인 수량을 늘리는 것입니다. 프리미엄이 연료인 구조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프리미엄이 사라졌습니다. 회사는 자체 기준으로 1.16배라고 밝히지만 외부 집계는 0.91배로 봅니다. 부채와 우선주를 어떻게 넣고 빼느냐에 따른 차이인데, 어느 쪽을 쓰든 과거의 두 배 안팎에서 1배 언저리까지 내려온 것은 분명합니다. 프리미엄 없이 주식을 찍으면 기존 주주의 주당 비트코인이 오히려 줄어듭니다. 지수에서까지 빠지면 거래량과 유동성이 줄어 기관 투자자의 접근성이 더 떨어지고, 조달은 한층 어려워집니다.
이 변화는 이미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0월 19일부터 25일까지 이 회사는 비트코인을 한 개도 사지 않았습니다. 10월 초만 해도 334개, 250개씩 소규모로나마 매주 사들이던 흐름이 끊긴 것입니다. 대신 같은 기간 2억 490만 달러를 들여 우선주를 되샀고, 보유 현금은 2억 4,240만 달러까지 줄었습니다. 비트코인을 늘리는 회사에서 이미 발행한 우선주의 부담을 관리하는 회사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모습입니다.
셋째, 비트코인 시장 자체에 대한 함의입니다. 여기서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수에서 빠진다고 해서 회사가 비트코인을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팔리는 것은 주식이지 비트코인이 아닙니다. 다만 지난 몇 년간 비트코인 수요의 한 축이었던 '기업 금고 매수'가 멈추면, 그만큼 꾸준한 매수 주체가 사라집니다. 848,517개를 쥔 쪽이 사지 않는 것과 파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시장이 그 둘을 늘 침착하게 구분해 주지는 않습니다.
반대편 근거도 분명합니다. 첫째, 기존 편입 종목은 바로 빠지지 않습니다. 최근 두 개 회계연도 공시에서 연속으로 기준에 걸려야 삭제되며, MSCI는 지수 회전율을 줄이기 위해 기준값과 편출입 시점 모두에 완충 장치를 두었다고 밝혔습니다. 11월 11일 명단에 이름이 오르는 것과 11월 30일에 실제로 빠지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둘째, 다른 지수 제공사는 아직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파장의 크기를 좌우하는 88억 달러 시나리오는 FTSE 러셀과 S&P 다우존스가 MSCI를 따라간다는 가정 위에 서 있는데, 두 곳 모두 공식 협의를 시작했다는 발표가 없습니다.
셋째, 회사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세일러 회장과 퐁 르 CEO는 이 조치가 디지털 자산 보유 기업을 차별한다고 주장해 왔고, 9월 서한에서는 이 제안이 중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지수 제공사라는 MSCI의 평판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동시에 회사는 지수 제외가 사업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습니다. 강제 매도 규모를 걱정하는 쪽과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쪽이 같은 사안을 놓고 정반대로 보고 있는 셈입니다.
| 시점 | 확인할 것 |
|---|---|
| 10월 29일 | 스트래티지 3분기 실적 발표(미국 장 마감 후). 우선주 상환 부담과 현금 여력을 회사가 어떻게 설명하는지 |
| 11월 11일 | MSCI 최종 명단 공개. 실제 삭제인지, 워치리스트 유지인지가 갈리는 날 |
| 11월 30일 | 종가 기준으로 변경 반영(MSCI 공식 효력일은 12월 1일). 인덱스 펀드의 리밸런싱 물량이 실제로 나오는 시점 |
| 상시 | FTSE 러셀·S&P 다우존스의 유사 협의 착수 여부. 파장의 크기를 네 배로 키울 수 있는 변수 |
| 상시 | 주간 8-K 공시의 비트코인 매수 재개 여부. 매수가 멈춘 채로 이어지면 모델이 실제로 막힌 것 |
정리하면 이번 사안의 본질은 비트코인의 가격 전망이 아닙니다. 지수라는 규칙이 '기업이 암호화폐를 금고에 쌓는 모델'을 주식시장의 정식 구성원으로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 판정이 하필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평균 매입단가에 근접한 시점에 내려진다는 것이, 이 일정을 지켜볼 이유입니다.
💡 비트코인 시세와 공포탐욕지수, 반감기까지 남은 블록은 암호화폐 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수를 그대로 복제하는 패시브 투자가 어떤 구조인지는 '액티브 펀드와 패시브 펀드'에서, 금리 상승이 현금흐름이 먼 자산을 어떻게 눌렀는지는 'AI 인프라 매도의 신호'에서 다뤘습니다.
⚠️ 본 글은 2026년 10월 15일 MSCI 발표와 그 이후 보도, 그리고 스트래티지가 10월 26일 제출한 주간 8-K 공시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보유 비트코인 평가액과 시가총액은 시세에 따라 수시로 바뀌며, mNAV는 부채·우선주 반영 방식에 따라 출처별로 다르게 계산되어 회사 발표치와 외부 집계치가 다릅니다. 강제 매도 규모는 기관별 추정치로 실제 결과와 다를 수 있고, 지수 리뷰 일정(발표 11월 11일, 효력 12월 1일)은 MSCI가 공개한 공식 일정표를 따랐으며, 11월 11일 최종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본 글은 특정 종목이나 자산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